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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후커우를 원치 않는 농민공 / 김도경(성균중국연구소)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1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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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7 30) 중국 정부는 「호적제 개혁의 진일보한 추진에 대한 의견(國務院關於進一步推進戶籍制改革的意見)(이하 「의견」) 통해 호적제도 개혁의 의지를 다시금 천명한 있다. 중국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신형 도시화의 맥락에서는 도시 인구의 증가가 핵심적인 사안이기 때문에, 호적제도 개혁을 통해 도시 인구의 증가를 도모한다는 구상은 논리적으로 적절한 선택인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윤리적 차원에서도 호적제도 개혁은 정당성을 얻기가 쉽다.오랫동안 중국 사회는 농민공에 대한 차별과 천시가 호적제도에서 기원한다고 생각해왔고, 따라서 호적제도를 고치면 그와 관련된 많은 불공평이 사라질 있을 것이라 기대해 왔다. 실제로 이번에 중국 정부가 새롭게 호적제도 개혁의 의지를 보이자 중국 사회는 기다렸다는 듯이 뜨거운 반응을 내놓았다. 중국 정부는 대대적인 기자 회견을 가졌고, 각종 언론 매체는 여러 학자들을 등장시켜 이에 대한 평가와 해석을 내놓게 하였다. 중국 사회의 해묵은 병폐가 이제 사라질 같은 분위기이다.


그러나 호적제도 개혁이 현재 중국 사회에서 과연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생각해 필요가 있다. 이번에 중국 정부가 발표한 호적제도 개혁 방안은 분명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것들이어서 호적제도의 폐단을 실제로 해결하는 상당한 도움을 있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가 호적제도 개혁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도시 인구의 증가가 정말  호적제도 개혁 통해 가능한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호적제도는 현재 중국 사회에서 도시 인구 증가를 방해하는 주된 장애물이 아닐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는 농민공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호적제도의 차별일 있기 때문이다.


사라지는 농업 후커우


이번 호적제도 개혁 방안에 담긴 내용을 정리해 보면, 우선 농업 후커우와 비농업 후커우 사이의 구분을 폐지하겠다는 부분이 눈길을 끈다. 중국 정부는 농업 후커우와 비농업 후커우의 구별을 취소하고 주민 후커우로 통일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후커우는 이제 인구 관리의 차원에서 출신 지역만을 표시할 이전과 같은 농업과 비농업의 차이는 사라지게 된다. 물론 구분의 취소가 완전히 새로운 내용이라고 수는 없으며, 또한 실질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보기도 어렵다. 광둥(廣東)이나 산둥(山東), 충칭(重慶) 등의 지방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구분이 취소되었고,  구분이 남아 있는 지방이라 할지라도 의미는 상징적인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 방안이 중요한 것은 중국 전역으로 확대 실시됨으로써 농업과 비농업의 구분이 역사의 유물이 있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최소한 앞으로 태어날 중국의 아이들은 상징적인 의미라 할지라도 태어나기 전부터 농업과 비농업으로 구별하는 일을 겪지 않을 있게 되었다.


다른 주요 내용 중에는 거주증 제도가 있다. 호적 소재지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한다면 거주증을 신청할 있고,  거주증을 가진 사람은 지역의 호적 소지자와 동일한 공공 서비스를 받을 있다는 것이다( 역시 광둥 지역을 중심으로 이미 시행되고 있다). 물론 거주증을 받았다고 해서 바로 이러한 혜택이 주어지지는 않는데, 중국 정부는 일정 연한과 조건을 고려하여 순차적으로 공공 서비스를 확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처음에는 취업과 의무교육, 기본 의료 서비스 등을 제공하다가, 사회보험 가입 연한이 일정 수준을 채우게 되면 직업교육 지원과 취업 보조, 주택 보장, 양로 서비스 등으로 혜택이 확대되고, 마지막으로 자녀의 고등학교 입시와 대학교 입시까지도 참여를 허용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거주증은 해당 지역의 호적과 실질적으로 같은 의미가 된다. 거주증 취득이후부터 호적 취득까지의 시간을 얼마나 줄이느냐, 그리고 거주증을 통해 얼마나 많은 공공 서비스를 제공받을 있느냐가 제도의 관건일 있다.


이와 관련하여 중국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후커우 취득의 방식도 주의를 요하는 부분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중국 정부는 도시 규모에 따라 서로 다른 호적 취득의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는데, 이러한 방침은 이번 호적제도 개혁 방안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예를 들어, 「의견」은 도시를 소도시(50 이하) 중등도시(50-100), 대도시(100-500), 특대도시(500 이상) 나누고, 각기 서로 다른 호적 취득의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소도시는 신청과 함께 상주 후커우를 내주도록 하는 반면, 중등 도시는 직장과 거주지, 3 이하의 사회보장 가입 기간 등을 고려하여 내주도록 하고 있으며, 대도시의 경우에는 직장과 거주지, 5 이하의 사회보장 가입 기간, 그리고 필요하다면 점수제에 근거하여 후커우를 내주도록 하고 있다. 특대도시는 이번에도 엄격한 통제의 대상으로 규정되어 있는데, 그럼에도 특대도시로의 진입이 완전히 제한된다고 수는 없다. 점수제가 핵심 경로로 제시되고 있는데, 직장과 주택, 사회보장 가입 기간, 도시 거주 기간 등을 토대로 점수를 매겨서 일정 점수를 넘으면 후커우를 내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점수제를 이미 시행하고 있는 상하이(上海) 광둥성의 일부 도시를 살펴보면 비록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호적 취득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특히 학력이 중요한데, 점수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학력일 아니라 학력이 높을수록 안정적인 직장을 갖게 확률 역시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대도시에 거주하는 고학력의 일부 외지인들은 향후 점수제로 인해 후커우를 취득하는 것이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의견」에 호적제도 개혁의 구체적인 목표가 제시되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대략 1 명의 인구가 도시 후커우를 얻을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는데, 만약 시간을 맞춘다고 가정해보면, 개별 지방에서 진행될 호적제도 개혁의 속도는 예상보다 빠른 것일 있다. 매년 1000 이상의 인구가 계속해서 도시 후커우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도시 후커우를 원하지 않는 농민공


그런데 문제는 유동인구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농민공들에게는 호적제도 개혁이 별다른 의미도 없을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많은 사회 조사들은 농민공들이 기본적으로 비농업 후커우를 바라지 않는다고 보고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10 인구와 계획생육 위원회가 시행한 유동 인구 조사 자료에 의하면, 1980 이전에 출생한 농민공 비농업 후커우로 바꾸길 원하는 사람은 20.15% 불과하였고, 1980 이후에 출생한 농민공이라 하더라도 비농업 후커우로 바꾸길 원하는 사람은 24.66% 불과하였다. 만약 토지 문제가 걸리게 되면 수치는 더욱 낮아지는데, 후커우를 바꾸는 조건으로 토지를 돌려줘야 한다면, 1980 이전 출생한 농민공  11.04%만이, 그리고 1980 이후 출생한 농민공  12.80%만이 후커우 전환의 의지를 내보였다.  토지 문제가 걸려 있지 않을 때조차도 1980 이전 출생 농민공 대략 80%, 그리고 1980 이후 출생 농민공 대략 75% 비농업 후커우를 원치 않는 것이다. 만약 토지가 걸려 있다면, 1980 이전 출생이든 1980 이후 출생이든 상관없이 대략 90% 농민공이 호적을 바꾸는 관심을 두지 않게 된다(비슷한 결과를 최근 CCTV 사회과학원의 조사 결과라는 이름으로 다시 거론한 있다). 농민공은 기본적으로 도시 후커우에 관심이 없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결과를 편견 없이 받아들일 있다면, 농민공의 입장에서는 호적제도의 개혁이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봐야 한다. 농업과 비농업의 구분을 폐지하든, 거주증을 만들어 기본적인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든, 호적 취득 조건을 도시 규모에 맞춰 완화하든 상관없이, 농민공들은 자신의 후커우를 바꾸고 싶어 하지 않는다. 바꿔 말하자면, 농민공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농업 후커우가 비농업 후커우보다 훨씬 낫다고 보는 것이다. 비농업 후커우를 취득하는 것이 일시적인 만족감은 채워줄 있을지언정 농업 후커우가 가져다주는 매력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농업 후커우에 어떤 장점이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 농업 후커우 대신에 비농업 후커우를 얻게 됨으로써 잃게 되는 것과 얻게 되는 것을 함께 따져보아야 하는 것이다.


가장 쉽게 떠올릴 있는 장점이 토지이다. 농촌에 호적을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토지와 관련된 가지 권리를 가질 있는데, 경작지 청부 경영권과 농촌 주택부지 사용권, 그리고 농촌 집체 수익 분배권이 그것들이다. 경작지와 주택 부지를 무상으로 사용할 있기 때문에, 농촌 호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직업과 주택이라는 중요한 생활 수단을 비교적 손쉽게 마련할 있다. 만약 그들의 토지를 지방정부가 수용한다면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보상비를 제대로 챙길 있는 길도 열리게 된다. 게다가 일부 지역에 국한된 얘기이기는 하지만, 집체 소유 토지 사용에 따른 얼마간의 수익도 기대해 있다. 대도시 근교와 성중촌(城中村) 농민이 자신의 농촌 후커우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이다.


만약 도시 후커우를 얻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면 농민공들은 어쩌면 토지를 기꺼이 희생하려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많이 달라서, 도시 후커우를 취득하는 것이 그들의 입장에서 어떠한 점에서 유리한지 추려내기가 쉽지 않다. 의료 보험이나 양로 보험은 농촌에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며, 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 역시 해마다 늘어가고 있다. 특히 도시의 양로 보험은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기 전까지는 본인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 도시에서는 지금까지 엄격한 1자녀 정책을 시행하였지만, 농촌에서는 비교적 느슨하게 정책을 적용하였다. 실제로 농촌 호적을 가진 사람들 중에는 1980 이후 출생자라 하더라도 형제자매가 있는 사람들이 많다. 나아가 농촌 인구는 도시에서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도시 인구는 농촌에서 집을 구입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농촌 인구는 도시로 자유롭게 이주할 있지만, 도시 인구는 농촌으로 자유롭게 이주할 없다.


물론 농업 후커우의 장점을 이렇게 열거했다고 해서 농민공들의 삶이 도시 거주자들보다 더욱 윤택하다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실에서 농민공은 도시라는 생태계의 가장 아래 부분에 놓여 있으며, 그들의 임금 수준은 도시 생활을 상상하는 자체를 부끄럽게 만들 정도이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사실은 「의견」이 내놓고 있는 호적제도 개혁의 방안이 농민공을 들뜨게 만큼 매력적인 조치도 아니라는 점이다. 관건은 안정적인 직장과 주택인데, 호적제도 개혁의 방안에는 부분이 생략되어 있다. 안정적인 직장과 주택이 있어야 도시에서 윤택한 생활을 있는데, 농민공의 호적을 바꿔주면서 전제 조건을 해결해주지 않는다면, 도시 후커우의 취득은 그들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게 된다. 달리 말하자면, 「의견」이 제시하는 호적제도 개혁은 기본적으로 직장과 주택을 해결할 있는 유동인구만을 수혜 대상으로 뿐이다. 안정적인 직장과 주택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농민공들은 삶의 터전을 농촌에 두는 것이 차라리 낫다. 최소한 그곳에는 자신의 경작지와 주택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농민공을 보호하는 호적제도


그렇다면 중국의 호적제도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제도가 최초에 어떠한 배경에서 형성되었든, 현재 중국의 호적제도는 최초의 기능과 의미에서 많이 벗어났다고 봐야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농민공을 보호하는 제도라고도 있다. 안정적인 직장과 주택을 바탕으로 도시에 정착해 생활하는 것이 가능한 농촌 출신의 사람에게는 호적제도의 개혁이야말로 희소식이 아닐 없다. 그러나 이러한 농촌 인구가 전체 유동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높은 편이 아니며, 일반적인 의미의 농민공 대표할 있는 것도 아니다. 절대 다수의 농민공 도시에서 생활하는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사람들이며, 그런 점에서 농촌이라는 삶의 터전을 그들에게 남겨두는 것이 윤리적이다. 호적제도, 아니 정확하게 말해 농촌 후커우가 그들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김도경/성균중국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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