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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 집체학습의 도전과 변화 / 양갑용(성균중국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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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3-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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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17일, 이제 막 제18기 중앙위원회 제1차 회의를 마치고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된 지 이틀만에 이례적으로 제18기 제1차 정치국 집체학습이 열렸다. 2002년 12월 26일 개최된 제16기 제1차 정치국 집체학습, 그리고 2007년 11월 27일 제17기 제1차 정치국 집체학습 주제가 각각 헌법 학습이나 의법치국 등 사회주의 법률체제 건설이나 실시에 관련된 주제였다면, 시진핑(習近平) 체제에 들어와 처음으로 열린 정치국 집체학습은 중국공산당 제18차 당대표대회 회의 정신 관철에 관한 것으로 시진핑이 직접 발표자로 참여하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2002년 제16기부터 비교적 정례적으로 개최되고 있는 정치국 집체학습에서 총서기가 직접 발표에 나서는 경우는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정치국 집체학습은 학습형 정당 건설을 중시하는 공산당 최고지도부의 의중이 반영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지난 제16기와 제17기 중앙위원회 시기를 거치면서 비교적 정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정치국 집체학습은, 집단적인 학습 풍토 건설을 통해서 학습형 사회로 진화하는 중국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의중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따라서 정치국 집체학습은 학습형 정당 건설의 우수 사례로 널리 전파되고 있으며, 중국 공산당의 집권 능력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현안이나 주요 이슈에 대한 문제의식을 지도부가 집단적으로 공유하고 인식을 함께 하며, 이를 바탕으로 정교한 정책생산에 필요한 이론적인 논거를 제공받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심지어 세계 각국의 발전 경험과 교훈을 습득하여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한 탐색의 일환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역사 조건에 부합하는 새로운 발전 모델, 즉 중국모델[中國模式]로까지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사실 중국 공산당 집권과 통치 과정에서“학습”이 새로운 일은 아니다. 지난 90여 년 동안 중국 공산당은 늘 학습을 강조해왔고, 학습을 통해서 당의 생명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1940년 3월 24일 중공중앙은 <재직간부교육에 관한 지시>를 발표하고 마르크스 탄생일인 매년 5월 5일을 학습절(學習節)로 규정하였으며, 1942년 5월에는 마오쩌둥(毛澤東)이 주임을 맡는 중앙총학습위원회를 만들어 학습 풍토를 조성하기까지 하였다. 후진타오(胡錦濤) 시기 들어서 정치국 집체학습이 제도화된 연원도 이러한 역사적인 경험에 근거하고 있다고 보인다. 즉,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전에도 중국 공산당에서“학습”은 당의 진로를 설정하고 정책을 생산하는 데 중요한 변수로 고려되었다. 


예를 들어 연안 시기에도 학습은 강조되었다. 당시“학습”은 위한 것으로, 정풍운동 결과 마오쩌둥 사상의 기치 아래 전국적 승리를 담보하기 위한 사상적 기초로 필요했다. 문화혁명 기간“학습”은 사람을 괴롭히기(整人) 위한 일종의 수단으로활용되기도했다.“ 학습반”에참여하는대부분은“나쁜사람들(動分子)”로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개혁개방 이후에도“학습”은 강조되었다. 덩샤오핑(鄧小平) 시기 “학습”은 과학기술에 편중되어 있었으며, 특히 과거 문혁으로 낭비된 시간을 돌리기 위한 전국적인“학습 풍조”에 일조하기도 하였다. 그러나“학습”이 본격적으로 강조되고, 특히 최고 지도부에서 정기적으로“학습”을 제도화한 것은 후진타오 집권기에 들어서부터이다. “정치국 집체학습”으로 명명된 집단 학습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정치국 집체학습”이 제도화되기 시작한 2002년 당시는 개혁개방이 어느 정도 성숙기에 접어들고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중국의 대외개방은 이미 전면적인 심화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세계 경제에서 중국은 이미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는 지도부 내의 보편적 인식이 확산되어 있었기 때문에“정치국 집체학습”의 제도화 추세도 이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과거 발전 모델도 새로운 문제를 노정하고 있었으며, 중국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는 인식의 결과이기도 하다. 따라서 지도부는 역사적 기회를 어떻게 잡을 것이고 글로벌화가 가져오는 도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관심을 갖고 있었으며, 이 난관을 돌파하기 위하여 당시 이른바 제4세대 지도부는 세계의 발전 추세를 파악하고 대응조치를 마련하며 집권능력을 제고하기 위하여“학습”이라는 전통적 기제를 다시 활용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역사적인 배경과 함께 중국 공산당이“학습”기제를 도입하는 데는 최고 지도자의 현실 인식도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였다. 예컨대 마오쩌둥은 일찍이“상황이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자신의 사상을 새로운 상황에 적응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학습을 해야”한다고 강조하였으며, 덩샤오핑 또한“현실은 하루하루 발전하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학습을 절대적으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장쩌민(江澤民)은 1995년 삼강(三講: 講學習, 講政治, 講正氣) 가운데 학습을 으뜸으로 강조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후진타오는 역대 지도자들 가운데 학습의 필요성과 유효성을 매우 구체적으로 강조하고 제도화된 학습 기제 정례를 주창한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후진타오는 2002년 12월 17일 전국조직공작회의(全國組織工作會議)에서“각급 영도간부들은 반드시 학습을 가장 중요한 위치에 놓아야 하며, 전당 동지들은 모두 학습하고, 학습하고, 또 학습하고, 실천하고, 실천하고, 또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2013년 3월 1일 중앙당교 개교 80주년 경축 대회 및 2013년 봄 학기 개학식에서 시진핑은“중국공산당원들은 학습을 통해서 오늘에 이르렀다. 또한 반드시 학습을 통해서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간부들이 앞으로 더 나아가고, 국가가 앞으로 더 나아가고, 민족이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학습 바람을 크게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사실 오래 전부터 중국 공산당 내에서는 집체학습 형태의 집단 학습 활동이 있었다. 그러나 체계적인 모습을 갖추게 되는 중국공산당 중앙 정치국의 본격적인 집체학습은 법률 지식 강좌로 시작되었으며, 그 출발은 1994년 12월 9일 중난하이(中南海) 화이런탕(懷仁堂)에서 개최된 당시 화동정법학원 차오젠밍(曹建明) 교수의 법제 강좌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임 사법부장 저우위(鄒瑜)의 증언에 따르면 중앙 지도자들이 집체 학습을 시작한 것은 1980년대부터이다. 저우위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막 헌법이 공포되고 각지에서 적극적으로 보법(普法)활동, 즉 법률 상식 보급 활동을 전개하였다. 번시철강회사(本溪鐵鋼公司)에서 현지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강좌의 방법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경험으로 삼아 중앙에서 집체학습을 기획하게 되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국 집체학습이 제도적으로 안착된 사례는 후진타오 집권이 시작된 제16기부터이다. 즉 후진타오 시기 들어서 본격적으로 정치국 집체학습이 정례화 되었으며 이러한 전통이 시진핑 시기에 들어선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정치국 집체학습의 제도화 기반 마련에 후진타오의 리더십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제16기 정치국 집체학습은 2002년 12월 26일부터 2007년 9월 28일까지 44회 열렸으며, 후진타오 집권 후반기인 제17기 정치국 집체 학습은 2007년 11월 27일부터 2012년 5월 28일까지 33차례 개최되었다. 결국 후진타오 집권 기간 모두 77차례의 정치국 집체학습이 개최되었으며 약 150여 명의 전문가들이 강사로 참여하였다. 이러한 전통은 시진핑 시기에도 이어져 2013년 7월 말 현재 2012년 11월 17일부터 2013년 7월 30일까지 8차례 개최되었다. 2002년 12월 26일 제16기 제1차 정치국 집체학습이 열린 날은 마오쩌둥 탄생 109주년이기도 하다. 후진타오는 이 회의에서“정치국 집체학습은 당과 국가사업 발전에 필요하며 당과 인민이 부여한 중책을 잘 맡기 위해서도 학습이 필요하다” 고 강조하고, 향후 이 제도가 정착되어 정치국 집체학습이 장기간 유지되기를 희망하였다. 후진타오의 리더십에 기반하여 안착하기 시작한 정치국 집체학습은 2004년 9월 중공당 제16기 4중전회 <중공중앙 당 집정능력 건설 강화에 관한 결정>으로 제도화되었다. 중공중앙은 이 결정을 토대로 집체학습의 성과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으로“학습형 정당 건설(建立學習型政黨)”테제를 제출하였으며“영도간부의 이론과 업무 학습을 중점적으로 강화하여 전 당의 학습을 이끈다”고 천명하여 정치국 집체학습의 의미를 분명히 하였다.


정치국 집체학습은 제16기와 제17기 후진타오 집권 시기 비교적 정례화 되었다. 주요 현안이 발생할 경우 건너뛰기도 하였으나 후진타오 집권 기간 77회의 정치국 집체학습이 개최되었다. <표 1>의 정치국 집체학습 발표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해당 기간 약 155명의 전문가가 관련 주제 발표에 참여하였다. 일반적으로 정치국 집체학습은 두 명의 발표자가 발표하고 정치국원의 질의응답, 토론 순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77회 집체학습 가운데 제16기 제4차 집체학습의 경우에만 세 명의 발표자가 주제발표자로 참여하였으며 나머지 76회 진행된 집체학습은 모두 두 명의 발표자가 주제발표를 하였다. 발표자의 소속 단위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155명의 발표자 가운데 45.2%인 70명이 정부 계통 소속 전문가들이다. 고등교육기관 전문가들은 41명이 발표에 참가하여 26.5%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후진타오 집권 시기 진행된 집체학습에 주제 발표자로 참여한 전문가들은 당·정·군 등 중국의 당과 국가기구에 속해 있는 전문가들이 전체 155명 가운데 103명으로 66.5%를 점하고 있다. 특히 정부 계통에 소속되어 있는 전문가들이 집체학습의 발표자로 많이 참여하였다. 중국사회과학원과 국무원발전연구센터 소속 연구자들의 참여율이 고르게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전문가의 소속 단위별 변동현황을 제16기와 제17기로 나누어 접근하면, 중국사회과학원이나 국무원발전연구센터 등의 참여율은 거의 변동이 없다. 중국사회과학원은 제16기에 15명의 소속 전문가가 주제 발표자로 집체학습에 참여하였으며, 제17기에도 13명의 소속 전문가가 주제 발표에 참여하였고,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역시 7명에서 6명으로 큰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기수별 전문가 소속 단위 변화는 두 가지 특징을 보인다.



먼저 군 소속 전문가들의 집체학습 발표가 뚜렷하게 감소하였다. 제16기 집체학습의 경우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군사과학원 8명, 총장비부 과학기술위원회, 국방과학공업위원회 전문가 자문위원회 각 1명 등 모두 10명의 전문가들이 집체 학습에 참여하여 국방, 군사, 군 관련 주제에 대하여 강연을 진행하였으나 제17기 집체학습의 경우 국방대학 관계자 4명만이 집체학습에 참가하였을 뿐이다. 또한 제16기 집체학습의 경우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의 참여가 두드러졌으나 제17기 들어서는 현격하게 줄어들어 11명만이 고등교육기관 소속 전문가들이었다. 고등교육기관 가운데 중국인민대학 전문가들의 참여가 눈에 띄는 정도이다. 이는 <표 2>에서 알 수 있듯이 군 관련 주제가 제16기 3개에서 제17기에는 1개로 줄어들 정도로 국방, 군사, 군 관련 집체학습의 비중이 그리 높지 않은 결과로 나타났다.



따라서 정치국 집체학습의 전문가 소속 단위를 분석해보면, 후진타오 시기 77회 개최된 정치국 집체학습은 당이나 국가기구에 소속되어 있는 전문가들을 많이 초청하여 그들의 발언을 청취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군이나 고등교육기관의 전문가 참여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를 보인다. 이 같은 추세는 두 가지 측면에서 시진핑 시기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표 2>의 제18기 시진핑 시기 정치국 집체학습 현황에 따르면, 여전히 고등교육기관 소속 전문가가 적은 수로 참여하고 있으며, 군 관련 기관의 전문가는 한 차례도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전문가들보다는 당과 정부의 주요 포스트에 있는 수장들이 직접 발표자로 참여하는 새로운 패턴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제18기 정치국 집체학습 제1차 학습은 시진핑이 직접 발표자로 참여하였으며 제3차와 제4차, 제7차 역시 해당 기구 수장들이 발표자로 참여하였다.



정치국 집체학습 발표자의 소속 단위가 당·정·군 등 주요 국가기구와 고등교육기관에 골고루 포진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발표자들의 발표 주제 역시 매우 다양하다. <표 3>의 중국공산당 정치국 집체학습 발표 주제 현황에 따르면, 집체학습의 주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생태, 국방, 발전 전략 등 중국이 직면하고 있는 주요 현안이나 이슈, 장기전략 등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경제, 정치, 당, 사회 문제에 대한 집체학습이 문화나 생태문명, 국방이나, 발전전략보다 더욱 중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위 네 가지 주제가 전체 집체학습 77회 가운데 56회나 학습 주제로 다뤄지면서 전체 학습의 72.7%를 차지하고 있다. 네 주제 가운데 학습에서 가장 많이 다루어진 주제는 경제나 정치 이슈로 각각 17회와 15회 다루어졌다. 후진타오 집권 전반기와 후반기 집체학습의 주요 주제는 약간의 변화를 보인다.



<그림 2>의 정치국 집체학습 발표 주제 현황에 따르면, 당이나 국방/군대 관련 학습 이슈는 제16기에 비해서 제17기로 갈수록, 즉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생태문명에 관련된 학습 주제는 상대적으로 많이 증가하였다. 제16기 집체학습의 경우 생태문명 관련 주제는 한 개에 지나지 않았으나 후진타오 집권 후반기인 제17기 집체학습에서는 다섯 번이나 다뤄질정도로 정치국의 주요 이슈로 부상하였다. 물론 여전히 경제나 정치, 사회관련 이슈가 주요 핵심 학습 의제가 되고 있는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으나, 제16기에서 가장 적게 다뤄졌던 생태문명 관련 이슈가 제17기에 들어서 네 번째 이슈로 다뤄질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는 점이다. 이는 후진타오 집권 전반기와 달리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성장일변도의 발전전략을 일부 조정하고 조화와 균형성장을 도모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후진타오 집권 시기에 제도로 정착된 정치국 집체학습은 시진핑 집권 시기에도 계속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시진핑 집권 시기 첫 정치국 집체학습이 2012년 11월 17일 열렸는데, 이는 제17기 마지막 정치국 집체학습이 있던 2012년 5월 28일 제33차 집체학습 이후 여섯 달만에 열렸다는 점이다. 소위 제4세대에서 제5세대로 권력이 교체되는 시점이라 할지라도 제도화되고 정착되었다고 평가받는 정치국 집체학습이 제18기 들어서 여섯 달 가까이 열리지 못한 것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후진타오 집권 시기 제16기 집체학습과 제17기 집체학습 개최 주기가 두 달 여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과 비교되기 때문이다. <표 2>의 제18기 정치국 집체학습 현황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시진핑 집권 이후 2013년 7월 말 현재 여덟 차례 정치국 집체학습이 개최되었다.


그러나 제18기 집체학습은 여덟 차례라는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후진타오 집권 시기 집체학습과 비교하여 몇 가지 특징을 보이고 있다. 먼저 정치국 집체학습의 유형과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즉 발표자의 횟수가 변화하고 있고, 정책결정 주체의 주제 발표도 이어지고 있다. 기존 집체학습 관례에 따르면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한 주제에 대하여 발표자는 늘 두 사람이었다. 그러나 제18기 집체학습의 경우 이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18기 제1차 집체학습의 경우 발표자는 시진핑 1명이었으며, 제3차는 3명, 제4차는 5명, 제7차는 7명이 발표자로 참여하고 있다. 또한 후진타오 집권 시기와 달리 시진핑 시기 정치국원이 집체학습 발표자로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책 자문이나 의견을 구하고 인식의 통일성을 기대하던 정치국 집체학습이 자문이나 의견 수렴과 아울러 지도부 내 인식의 통일을 위한 기제로 활용된다는 점이다.


2013년 6월 25일 열린 제7차 정치국 집체학습의 경우“새로운 역사, 새로운 사고, 미래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내용으로 마카이(馬凱), 류치바오(劉奇갣), 판창룽(范長괟), 멍젠주(孟建柱), 자오러지(趙樂際), 후춘화(胡春華) 등 중앙 정치국원 6명이 발표자로 참여하였다. 또한 2013년 2월 23일 제4차 정치국 집체학습의 경우, 의법치국, 의법집정, 의법행정, 법치국가, 법치정부, 법치사회를 주제로 각각 리스스(李適時, 전국인대 법제공작위원회 주임), 션더용(沈德詠, 최고인민법원 부원장), 후저쥔(胡澤君, 최고인민검찰원 부검찰장), 우아이잉(吳愛英, 사법부 부장), 숭다한(宋大涵, 국무원 법제판공실 주임) 등 해당 이슈 실무 책임자들이 관련 내용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2013년 1월 28일 열린 제3차 집체학습의 경우도“국내외 정세와 평화발전의 길”에 대하여 양제츠(楊矯聲, 당시 외교부 부장), 왕자루이(王家瑞, 당시 중공중앙 대외연락부 부장), 천더밍(陳德銘, 당시 상무부 부장) 등이 주제 발표하였다. 


정치국 집체학습은 정책결정체제의 다원화와 제도화, 전문화 추세를 반영하여 정책결정의 자문 경로를 더욱 개방하고, 통로를 한층 확대하며, 지도부 간 정책 이슈에 대한 소통의 공간으로 기능해왔다. 즉 정책결정의 주체는 변화하지 않고 있으나 정책결정의 참여는 다원화되고 다양해지고 있으며, 그 경로 또한 전문가 그룹으로까지 확대되는 추세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지도부 간 내부 결속을 다지고, 의제 인식에 있어서 통일성을 담보하는 주요 기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당과 국가기구의 주요 포스트를 점하고 있는 정책 전문가들이 정치국 집체학습의 주제 발표자로 참여하고 있으며, 관련 의제 또한 경제나 정치, 당 등 기존 의제에서 맴돌고 있다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예컨대 제16기 발표자 구성은 어느 정도 다양하나 제17기는 그 다양성이 조금 줄어들었으며 제18기에는 오히려 다양성보다는 정치국원들의 집단성과 통일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정치국 집체학습은 기본적으로 중앙판공청, 관련 부·위원회, 관련 연구 기구 등 세 영역 간의 협력을 통해서 진행된다. 중앙에서는 중앙판공청을 중심으로 중앙정책연구실이 의제 선정부터 강의 주제와 강좌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구조이다. 집체학습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1) 주제 선정, 2) 전문가(학자) 선정, 3) 예비 강좌, 4) 중난하이 화이런탕 회의실에서 진행되는 본 강좌 순서로 정형화되어 있다. 정치학습 전 과정에서 중앙판공청과 중앙정책연구실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의제 선정과 강사 섭외, 평가 전 과정에서 당 중앙의 의견이 그대로 관철되는 구조이다. 중국공산당은 중국과 세계 역사에 착안한 정확한 역사관 수립에 기여하고, 세계 발전추세를 연구하여 지도부들의 정확한 국제관 수립에 기여하고, 이론과 실제를 결합하여 중국공산당의 집권 능력을 제고하기 위하여 집체학습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방향성이나 좌표 설정에 있어서는 지도부 내에서조차 인식의 공감대가 그다지 높다고 볼 수 없다. 


정치국 집체학습은 이른바 “학습형 사회”로 변모하기 위한 사전 단계로서 소위 “학습형 정당”을 지향하는 중국공산당의 새로운 실험이라고 볼 수 있다. 정치국 집체학습은 당과 국가 일변도의 정책결정 시스템을 개선하고 당 중앙과 정부에 대한 정책결정 자문의 새로운 통로 역할을 부여받고 있으며, 집체학습에서 다루어지는 주요 의제가 중국의 미래 발전 방향을 알리는 중요 신호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며, 집체학습을 통해서 새로운 정책 전문가들이 발굴되며, 집체학습의 경험이 이들 전문가의 관료 진출 통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정치국 집체학습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정책 자문에 정치국이 집단적으로 반응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중국 사회에서 싱크탱크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정치국 집체학습은 중국 지도자들의 학습 시스템화, 제도화 차원에서 평가 받을 만하다. 학이치용(學以致用)이라는 현실 문제에 천착하는 중국의 모습에서“중국모델”로의 진화 가능성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양갑용/성균중국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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