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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이 중심이고 '법'은 여전히 보완재이다. / 양갑용(성균중국연구소)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1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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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3월을 정치의 계절이라고 한다. 이는 비단 중화인민공화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와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정협)가 동시에 개최되기 때문만은 아니다. 특히 전국인대 회의를 통해서 이른바 중국 집단지도체제의 핵심이라고 하는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은 전국 각 지역과 중국 인민해방군 등 부문에서 참석하는 ‘인민대표’들을 직접 만날 수 있고, 중공당 정치국 상무위원들은 이 기회를 통해서 다양한 ‘인민대표’들의 제안과 의견을 청취하여 정책에 반영하고, 당중앙과 중앙정부의 주요 정책과 방침을 ‘인민대표’를 통해서 전국 국민들에게 유통하고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전국인대에서 최고위급 지도자들은 ‘인민대표’를 통해서 직접 인민과 소통하는 정치가 작동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중국식’ 민주주의의 한 사례로 간주된다.   

 

집단지도체제의 구성원은 동시에 그 자신이 전국인민대표대회의 ‘인민대표’이기도 하다. 따라서 정치국 상무위원들은 자신이 속한 지역과 부문의 대표단 회의에 직접 대표 자격으로 참가하여 기층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어 있다. 예컨대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상하이 대표단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시진핑 주석 본인이 상하이 대표단의 ‘인민대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국 상무위원들은 해당 지역이나 부문의 대표단 회의에서 개인대표 자격으로 그리고 기층 의견을 청취해야 하는 최고지도부의 일원이라는 두 가지 신분으로 해당 회의에 참석한다. 시진핑 외에 리커창(李克強) 국무원 총리,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대 위원장, 위정성(俞正聲) 전국정협 주석, 류윈산(劉雲山) 중앙서기처 서기,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장가오리(張高麗) 국무원 부총리 등은 각각 산동(山東), 저장(浙江), 후베이(湖北), 네이멍구(內蒙古), 베이징(北京), 톈진(天津) 등 대표단의 ‘인민대표’ 자격으로 해당 회의에 참석한다. 이 가운데 왕치산의 거취가 주목받는 것은 시진핑과의 개인적 관계, 19차 당대회 정치국 상무위원 잔류 여부, 국가감찰위원회 새로운 임무 등 시진핑 제2기 지도체제 구성 등 향후 엘리트 정치 변화와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5일 오후 왕치산은 전국인대 개막식 직후 진행된 전국인대 제12기 5차 회의 베이징 대표단 회의에 ‘인민대표’와 정치국 상무위원 자격으로 참석하여 몇 가지 중요한 발언을 했고, 이 발언이 향후 중국 정치 동향과 관련하여 몇 가지 정치적 신호로 읽힌다. 왕치산의 핵심적인 주장은 ‘당의 지도’를 계속 관철시켜나가면서 ‘법의 지배’를 강화한다는 것으로 ‘당의 지배’와 ‘법의 지배’가 양립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일견 모순되는 내용이다. 왕치산의 발언은 ‘당의 지도와 영도’, ‘법치(法治)’를 유기적으로 통일시켜 나가야 하는 것이 중국 개혁의 목표가 되어야 함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나 이 둘을 어떻게 유기적으로 통일시켜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론적 수단이나 대안에 대해서는 아직 말을 아끼고 있다. 당위성 차원에서 보면 왕치산의 발언은 당연히 ‘당의 영도’가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기존 주장과 다르지 않다. 왕치산은 물론 이를 위해서는 당원과 당 조직의 ‘자아 각성’이 필요하다고 보고 ‘인민대표’들 또한 당의 이러한 방침과 방향에 대해서 기층 인민들에게 충실히 전달해 달라는 요구하고 있다. 그래야 ‘당의 의지’가 ‘국가의 의지’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왕치산은 또한 대표단 회의에서 “중국공산당이 장기집권 조건 하에서 자아혁명(自我革命)의 효과적인 길을 탐색하고 당의 영도를 견지, 강화하고 당의 집권 능력과 거버넌스 수준을 제고하는 것 모두 자아혁명, 즉 중국공산당의 자체적인 변화와 개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자기혁명을 통해서 국가감찰체제개혁을 심화하고, 당이 통일적으로 영도하는 반부패 업무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중국공산당은 개혁과 발전 그리고 안정의 관계, 내정과 외교 그리고 국방의 관계, 치당(治黨)과 치국(治國) 그리고 치군(治軍)의 관계를 잘 만들어가야 한다,”고 했으며, “‘양학일주(兩學一做, 중국공산당 당장과 당규를 학습하고, 시진핑 총서기의 일련의 중요한 발언 정신을 학습, 관철하고, 격에 부합하는 당원이 된다는 일종의 중국공산당의 당내 학습과 교육 활동)’를 일상화하고 제도화하여 사상에서부터 행동에 이르기까지 ‘4개 의식(四個意識, 즉 정치 의식, 대국면 의식, 핵심 의식 그리고 중앙을 향한 의식)’을 체현할 것,”을 ‘인민대표’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길을 흔들림 없이 가고, 특히 당중앙의 통일적인 영도(領導)가 추호도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왕치산은 보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왕치산의 발언은 “당의 건설을 강화하고 당의 방략을 실천하는 것이 바로 인민에 대한 약속을 체현하는 것,”이라는 점을 ‘인민대표’들에게 분명히 각인시켰다는 점이다. 

 

결국 왕치산의 언술에 따르면, 당의 지도력을 확보하고 당에 대한 인민의 약속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당이 인민의 끊임없는 지지와 신뢰를 확보해야 하고, 이러한 조건에서는 반부패 등 인민의 기대와 희망에 부응하는 정책은 계속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왕치산의 반부패 정책 지속 추진의 발언은 시진핑 2기에서도 반부패 활동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잘 설명하고 있다. 이를 제도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왕치산과 시진핑이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감찰체제 개혁’을 통한 ‘감찰위원회’의 건립이다. 이를 위해서 중국공산당은 이미 지난 해 가을부터 저장성(浙江省), 베이징시(北京市), 산서성(山西省) 등 세 지역을 감찰위원회 건립을 위한 시범 지역으로 지정해서 시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회의에서도 ‘감찰위원회’ 건립에 대한 진일보한 정책 신호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그 첫 단계가 바로 왕치산이 베이징 대표단 회의에서 강조한 국가감찰법(國家監察法) 제정이고, 향후 이는 감찰위원회 건립의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단초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감찰위원회가 역할에 상응하는 권한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권력 수단을 가져야 하는데 왕치산은 감찰위원회에 조사권한을 부여하겠다고 강조했으며, 특히 유치(留置)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혔다. 이 모든 과정이 왕치산의 표현에 의하면 “시대와 더불어 함께 나아가는 법치 건설을 실현하고, 의규치당(依規治黨, 규범에 의한 당 관리)과 의법치국(依法治國, 법에 의한 국가 관리)의 유기적인 통일을 구현하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당의 집권(執政)의 기초를 공고히 하고 거버넌스 체계를 개선(完善)하고 거버넌스 능력을 제고,”하는 것이다. 

 

집단지도체제의 성원인 정치국 상무위원이 전국인대 대표단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앞서 말했듯이, 이미 기층에서 뽑혀 올라온 ‘인민대표’들이기 때문에 개인대표 자격으로 참석하는 당연직 참여 권리인 동시에 당과 국가의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고 ‘인민대표’들을 설득하고, 동의를 구하는 중요한 정치과정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즉 향후 정책방향에 대한 신호를 포착해낼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왕치산이 언급한 이른바 ‘감찰위원회’ 건립은 이미 중요한 정책 방향으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엄격한 당 관리를 통해 개혁을 더욱 심화하고 궁극적으로 법에 의한 통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국가감찰위원회가 필요하다고 ‘공언(公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급 감찰위원회 건립은 종국적으로 국가감찰위원회 건립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당의 의지를 국가의 의지로 전환하는 전국인대 자리에서 이미 ‘공언’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한편 당의 의지를 국가의 의지로 바꾸기 위해서는 국가감찰법 제정을 통해서 구성될 국가감찰위원회가 헌법이 규정하는 국가기구 지위를 가져야 최종적으로 완성된다. 전국인대가 당의 의지를 국가 혹은 국민의 의지로 전환하는 최종 지점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헌법의 규정에 따르면, 전국인대를 통과해야만 비로소 당의 결정이 국민의 결정으로 전환된다. 따라서 각급 감찰위원회 설립이 각급 인민대표대회의 법률적 정당성을 기반으로 하듯이 국가감찰위원회 건립 또한 전국인대의 법적 정당성에 기반해야 한다. 그래야 국가감찰위원회의 지위는 반드시 전국인대의 헌법 개정을 통해서 그 권한과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다. 이번 왕치산의 베이징 대표단 회의에서의 발언이 이러한 법제화 과정의 시나리오를 드러내는 신호로 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향후 국가감찰위원회 건립에 관련된 일련의 논의는 결국 헌법 수정의 필요성과 긴박성을 부를 것이고, 중국 또한 2018년 3월 제13기 전국인대 제1차 회의를 시점으로 정해 일련의 준비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헌법 수정 논의가 순리대로 진행될 경우 국가감찰위원회는 헌법 제3장에서 규정하고 있는 기존 7개 국가기구에 새로운 국가기구가 추가되는 것으로 이는 왕치산의 거취, 시진핑의 집권 연장 관련하여 의미 있는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국가기구 수장이 되면 은퇴 연령이 높아지고, 국가주석의 역할을 내실화할 경우 국가주석의 임기는 단서조항을 통해서 재규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명분을 획득하고, 국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노력이 다각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신뢰에 기반을 둔 합법성 정치로 통치 정당성을 갖고 있는 중국 현실에서 이 과정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일련의 정치과정에서 당 조직을 중시하고, 당원의 정치성을 강화하는 것은 당의 지배와 이를 구현하는 다양한 방안이 정당성을 획득하게 되는 필수과정이라고 할 수 이다. 이는 기율이 법보다 앞서고, 기율이 법보다 위에 있다는 것을 체현해야 하는 당원들에 대한 한층 높은 당성 강조로 이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국 당국자들의 의도대로 당의 기율이 법률로 전환되어 실생활에서 집행되는 과정에서 당의 지도력과 영도권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법의 지배를 강화하면 할수록 당의 운신의 폭은 좁아질 것이고, 당의 지배를 관철할수록 법의 지배는 멀어지기 때문이다. ‘당치(黨治)’도 잘하고 ‘법치(法治)’도 잘해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당치’와 ‘법치’의 유기적인 통일과 결합은 그래서 쉽지 않은 문제이다. 이는 마치 지도자의 권위가 전통적 권위에서, 카리스마적 권위로, 마지막으로 법과 제도적 권위 순서로만 발전해야 하는 것은 아닌 것과 같다. 따라서 중국공산당이 희망하고 있는 ‘당치’와 ‘법치’의 조화 역시 무엇을 먼저 강조할 것인가라는 우선순위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왕치산의 발언에 따르면 ‘당치’가 ‘법치’보다 더 강조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당의 지도와 지배’를 우선 고려하는 선에서 ‘법의 지배’와 ‘법에 의한 관리’를 유기적으로 통일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는 그래서 아직 수사적인 차원 일뿐이다. 중국은 여전히 ‘당’이 우선이고, ‘당’이 중심이며, ‘법’은 ‘당’을 보안하는 수준에 있다. 왕치산의 여러 발언 또한 현재로서는 이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본 칼럼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게재된 'CSF중국전문가칼럼'을 전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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