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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성균중국의 창] 대륙의 스타들이 서쪽으로 간 까닭은?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17-04-06
  • 조회수 138

훠얼궈스가 대륙의 연예계를 움직인다?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내는 여배우 1위를 차지한 판빙빙(范冰冰), 한국에 수많은 ‘랑야방(瑯琊榜) 폐인’을 만든 후거(胡歌), ‘대륙의 이선균’이라 불리는 우슈보(吴秀波) 등 수십명에 이르는 중국 스타들의 기획사들이 최근 이름도 생소한 신장(新疆)의 훠얼궈스(藿尒果斯)라는 지역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비단 스타들만 움직인 것은 아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가 8%의 지분을 사들이며 떠오른 중국 최대 영화제작사인 인라이트미디어(光線傳媒, Enlight Media), 중국 엔터테인먼트 최초의 A주 상장사이자 최대 종합미디어그룹인 화이 브러더스(華誼兄弟, Huayi Brothers), 중국의 넷플릭스라고 불리는 Letv까지 600여개의 미디어그룹이 훠얼궈스에 회사를 등록했다. “훠얼궈스가 대륙의 연예계를 움직인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본다면 최근 개봉된 영화들의 제작사가 훠얼궈스에 있는 업체들이라는 사실을 금방 알아챌 수 있다. 이름도 생소한 제작사들이 어떻게 거금을 투자해 영화를 제작할 수 있었을까? 그 배후에는 훠얼궈스로 자리를 옮긴 스타들이 있었다. 수십명의 연예인들과 감독들이 훠얼궈스에 ‘유령회사’를 설립하거나 이 회사의 일정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대륙의 박보검’이라고 불리며 차세대 스타로 각광받고 있는 양양(楊洋) 역시 훠얼궈스 웨카이(悅凱)엔터테인먼트 주식의 5%를 보유하고 있었다. 

강력한 세수혜택과 증시 상장의 지름길 

중국 서북부의 끝자락에 위치해 교통도 불편하고 인구도 8만여명에 불과한 훠얼궈스에 스타들의 기획사와 제작사뿐만 아니라 수많은 기업들이 몰려드는 까닭은 무엇일까?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다른 지역과는 비교할 수 없는 세수 혜택과 편리한 증시 상장이 가능한 곳이 바로 훠얼궈스였기 때문이다. 2010년 중국정부는 훠얼궈스를 국가급 경제개발구로 지정하며 감세정책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이 정책으로 훠얼궈스에 등록된 회사는 5년 동안 기업소득세를 면제해줄 뿐만 아니라 증치세, 기업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에서 1년에 최대 50%에 가까운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게 됐다.

하이테크 관련 기업에는 설비원가의 1%를 환급해 주고, 본사가 입주하는 기업에는 최대 500만 위안(약 8억3000만원)의 사무실 비용을 보조한다. 상하이·선전 증시에 상장하면 최대 200만 위안, 차이넥스트(Chinext)에 상장한 기업에도 50만 위안의 장려금을 지급한다.

더욱 매력적인 사실은 훠얼궈스가 주식시장에 빠르게 상장될 수 있는 ‘녹색통로(Green Channel)’가 된다는 것이다. 인허가 심사대기만 수년이 소요되는 나라가 중국이다.

상장을 위해 몇년을 기다리는 기업이 수두룩한데도 불구하고, 훠얼궈스에서는 소위 ‘녹색통로’를 통해 빠르게 인허가를 마무리할 수 있다. 

그 결과 연예계 관련 기업뿐만 아니라 무역, 물류, 금융, 하이테크, 전시, 소프트웨어, 바이오, 석유화학 등의 기업들이 훠얼궈스에 자리를 잡았다. 

중국서도 기생하는 법꾸라지 

문제는 연예계 관련 기업들로 인해 훠얼궈스에 진출한 다른 기업들조차 유령회사를 설립한 것이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세수 혜택도 있지만 많은 기업들이 훠얼궈스로 오는 이유 중 하나는 중국정부가 추진하는 일대일로 구상에 훠얼궈스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에 편리하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20여개의 일대일로 연선국가에 56개의 경제무역협력구를 건설해 누적투자액이 185억 달러를 넘어섰고, 수출입총액은 9184억 달러(약 1056조7110억4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초까지 훠얼궈스에 새롭게 등록된 1300여개의 기업이 중국의 일대일로 추진에 일조하고 있음에도 외부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최근 한국에서는 국정농단 사태로 열린 청문회와 관련돼 ‘법꾸라지’라는 표현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법 위에 군림한다고 착각하는 위정자들은 법률 지식과 권력, 기술을 이용해 미꾸라지처럼 법에 의한 처벌을 능수능란하게 피해갔다. 

권력의 한가운데에 있었던 이들로 인해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아무런 잘못 없는 국민들만 피해를 보고 절망한 것이다. 

중국에서도 영화 한 편으로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을 벌어들이면서도 단순히 조세를 회피하려는 이들로 인해 국가에서 정한 정당한 권리를 지키며 국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에 일조한 기업들의 이미지까지 추락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한국과 중국 모두 법꾸라지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양철 성균중국연구소 책임연구원(외교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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