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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이희옥칼럼] 북중관계의 회복과 더 복잡해진 한반도 해법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19-01-03
  • 조회수 53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중국을 때리고 있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다롄에서 열렸던 북중 정상회담 직후 “기분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고 북한이 비핵화 조치에 소극적인 이유도 “중국이 자금과 연료를 지원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때릴수록 지지기반을 강화하고 중국의 대북정책을 제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중국도 북중관계의 발전은 미국이 개입할 수 없는 내정문제라고 강조했으나 미국과의 무역전쟁 과정에서 힘의 한계를 절감하면서 한반도 문제에서 미국의 압박을 거부하기 어렵게 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놓고 시기와 범위 및 내용을 놓고 갑론을박이 나타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사실 북핵 위기 이후 북중관계의 가장 큰 걸림돌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였다. 그동안 북한은 핵 보유를 국체(國體)로 간주했고 “6자회담은 죽었다”고 선언했으며 중국이 국제제재에 동참하는 것도 대국주의의 발로라고 비난해왔다. 중국도 비핵화 조치가 없는 한 북중관계의 정상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수위를 높인 대북제재에 공조해왔다. 그러나 김정은 체제는 핵 개발이라는 병진노선을 버리고 경제건설에 집중하는 노선을 채택했고 대내외적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선대의 유훈이라는 점에서 ‘자주적’ 비핵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이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국제외교 무대에 데뷔했던 맥락도 여기에 있다.

중국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상태에서 ‘단계적·동시적 해법’을 제시했다. 즉 북한의 비핵화 속도와 범위에 대해서는 숨 쉴 만한 공간을 열어주는 한편 미국을 상대로 한 협상전략에 대해 중국식 아이디어를 제공해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덩샤오핑의 길을 일찍 걸었어야 했다’고 밝히고 북한판 개혁개방의 의지를 피력하면서 중국에 화답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북한이 미국과의 세기적 담판을 앞두고 다시 중국을 방문한 것이었다.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와 완전한 체제보장의 교환방식에 대해 중국의 의견을 구했고 중국도 중국적 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제재 해제를 대비해 경제협력 방안 등을 심층적으로 논의했다. 

특히 시 주석은 싱가포르회담 직후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세계정세와 지역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북중관계, 양국인민의 우의, 사회주의 북한에 대한 지지”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나아가 기존의 양국관계를 규정한 ‘정상국가 대 정상국가’를 수정해 ‘정상국가이지만, 특수한 관계’로 규정했다. 북한도 지난 6월15일 시 주석의 생일을 맞아 ‘경애하는 지도자’라는 표현을 사용했을 뿐 아니라 그동안 의도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던 ‘전통·친선·우의’의 용어를 사용하면서 양국관계가 일단 외교적인 차원에서는 정상을 회복했다.

이러한 새로운 관계의 정상화는 양국 간 상호인식이 변한 결과다. 중국은 북한이 정치적 수단으로 휴대폰만 580만대에 달하는 북한 시장을 역진시키기 어렵고 김 위원장은 김정일 시기의 이데올로기나 유훈통치 대신 경제적 업적을 통한 정당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그의 리더십 스타일도 과거와 달리 실용적이고 성과를 중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북한은 개혁개방 이후 나타날 사회적인 불안을 관리하기 위해 중국 등지에서 풀뿌리사회 거버넌스와 비(非)살상형 소요진압 방식을 학습하면서 개혁할수록 체제가 불안해지는 ‘성공의 역설’을 방지하고자 했다. 

이렇게 보면 북중관계는 상호 결박되면서 당분간 한반도 문제에서도 공동보조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즉 북한이 비핵화 궤도를 이탈하지 않는 한 양국이 서로를 치켜세웠던 ‘하나의 참모부’와 ‘운명공동체’도 공고화될 것이다. 이렇게 보면 북중관계의 틈을 벌리면서 한국의 외교적 공간을 넓히는 것이나 한미동맹만으로 이 문제를 돌파하기는 어렵게 됐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수준을 현 수준에 묶어놓고 북한의 가시적 비핵화 조치를 한미의 정전선언과 거의 동시에 시도하는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한중관계와 중국 변수를 외교적 시야 속에 넣는 것이 중요해졌다. 


[서울경제] 성균관대 중국연구소장·정치외교학과 교수·서경 펠로


원문: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11&aid=0003386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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