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관계와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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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관계로 바라본 한반도 문제 / 추이즈잉(퉁지대)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15-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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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개발도상국가라면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선진국이다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이 양자 관계가 지역 및 세계 평화와 안정, 그리고 번영과 발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새로운 세기로 접어든 이후, 경제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한편으로는 미중 협력의 공간이 부단히 넓어지고 있다. 지역 및 세계 경제의 성장을 촉진하면서 아태 지역 및 세계 질서의 안정을 유지하고 있고, 테러리즘이나 종교적 극단주의, 그리고 대규모 살상 무기의 확산 등에서도 그 입장을 함께하고 있다. 환경 보호, 마약 근절, 에이즈 예방 등도 양국이 그 행보를 같이하고 있는 영역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미중 간에는 여전히 불일치가 존재한다. 특히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은 부상 중인 중국에 대해 불안감과 걱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끝났을 때,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전략 중심을 옮긴 것은 그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미중 관계는 다양한 시험대에 올라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초기에는 이른바‘G2’라는 이름으로 중국과 함께 지역 및 전지구적 사안에 공동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금은 오바마 정부가 이 전략을 폐기한 것처럼 보인다. 아시아 중소국가와 연합해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미중 관계인 현재와 미래가 많은 사람들의 걱정과 우려 대상이 되는 데에는 이러한 배경이 자리하고 있다.

 

한반도 문제에서도 미중 양국은 이익을 공유하는 부분도 있지만 동시에 모순되는 부분도 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미중 양국의 전략적 사고와 정책 방향이 한반도 정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반도 문제에서 미중 협력의 기초는?

 

한반도 문제에서 미중 협력의 기초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접근하는 양국 태도에 의해 결정된다. 중국은 자국의 현대화를 실현하려면 한반도를 포함한 주변 정세가 평화롭고 안정적이어야 한다고 본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한반도 정책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미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우선 지리적으로 미국은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한반도에 돌발적인 상황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미국 본토까지 그 영향이 미칠 가능성은 떨어진다. 두 번째로 현재 미국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정을 희망하지만, 만약 한반도에 불안과 긴장이 완전히 사라지면, 이 지역에 미군이 주둔해야 할 명분 역시 사라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세 번째로 미국은 이데올로기 차원에서 북한 정권을 부정적으로 대하면서 미국이 구상하는‘발전 궤도’속으로 북한이 들어오길 희망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미국의 관찰자들은 북한 정권이 붕괴되길 원한다. 이 세 가지 이유로 인해 미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해 자주 그 태도를 바꾸어왔다긴장이 과도해 심각한 위기가 초래할 것 같으면 안정 유지의 태도를 보였지만, 정세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때에는 도리어 어떤‘움직임’을 취하여‘문제를 심각하게 만들곤’했던 것이다.

 

미국은 한반도에서 직접적인 대치나 충돌이 일어나는 것도 원하지 않지만, 동시에 남북 관계가 진정으로 화해를 이루어 통일로 나아가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미국이 직접 개입되는 것도 싫지만, 한국 및 동북아 지역에 군대가 주둔해야 할 이유가 사라지는 것도 원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은 남북이‘전쟁도 않고’,‘ 화해도 않으며’,‘ 통일도 하지 않기’를 희망하는 듯하다.‘ 전쟁’을 하게 되면 미국의 개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화해’를 하면‘북한의 위협’이 사라져 미군의 동북아 주둔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통일’을 하면 남북 양국의 자주독립 의지가 커져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전 한국 정부가‘햇볕정책’을 펼치면서 두차례 ‘정상회담’을 진행했을 때 미국이‘배제’되는 것 같은 상황이 연출되었던 것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당시 미국은 남북관계가 지나치게 빨리 개선되어 남북관계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을 염려하였다. 나아가 한반도에서 미국의 전략적 이익이 침해될까 걱정하였다. 최근 한국에 보수정권이 들어서면서 미국은 한반도의 위기를 이용해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자신의 발언권을 확대해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 문제에서 미중 양국의 협력 기초가 그다지 견고하지 않은 편이다. 한반도의 정세도 그 영향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만약 미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평화와 안정을 강조한다면, 미중 양국은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해 대화를 재개하는 등 폭넓은 협력의 공간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미국이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에서 자신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이 지역의‘적절한 긴장’을 필요로 한다면,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미 및 미일 동맹을 강화하여 중국을 저지하려 한다면, 미중 양국이 효과적인 협력을 진행하기가 어려워지고 대치와 충돌이 한반도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2010년‘천암한 사건’과‘연평도 포격 사건’이 발생하였을 때미국과 한국은 여러 차례에 걸쳐 연합 군사 훈련을 진행하였고 미국 항공모함이 서해로 진입한 일도 있었다. ‘항우(項羽)의 검무에는 유방(劉邦)을 노리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이러한 움직임들은 한반도의 긴장을 조성하는 데 일조할 뿐이다. 또한 2011 2 8일 새로운 미국의 군사전략이 발표되었는데, 그 안에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김정은의 권력 교체 등으로 한반도에서 핵 확산의 우려가 있다고 적혀 있다중국 인민해방군의 확대 움직임도 그 전략적 의도가 불분명하다고 되어 있는데, 이러한 분석에 기초해 미국의 새로운 군사전략은 미군이‘향후 수십 년간 동북아 지역의 군사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미국은‘한반도의 정세 불안’을 명분으로 동북아 지역의 군대 주둔을 정당화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중국의 군사력을 저지하려 한다. 이외에도 미국의 전략 사령부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공격하는 ‘작전계획 8010-08’을 제정하기도 하였다. 미국 과학자연합회의 폭로에 따르면,  계획은 중국 등을 핵무기와 재래무기로 타격할 수 있는 잠재적인 적국으로 묘사하고 있다. 만약 향후 미중 양국이 상대국 전략에 대한 오판으로 인해 실수를 저지른다면, 미중 양국은 물리적 충돌이나 마찰을 겪게 될 수밖에 없고, 이는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에 심각한 재앙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한반도에서 위기감이 상승하고 긴장 국면이 지나치게 심해지면, 미국 역시 그러한 상황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는 뜻을 내비치곤 한다. 『워싱턴 포스트』는 2010 12 28일 인터넷 판을 통해 한국의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북 강경책으로 돌아서면서 미국 정부 내에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미국의 일부 관료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반응이 과격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나아가 미국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압력을 행사해 북한과 외교적 대화에 나서도록 할 것이라 예측하였다. 미국의 국가 이익에 초점을 맞춰 생각해보면,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가능한 빨리 미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 미국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이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이제 막 벗어났는데,‘ 아직 회복이 덜 된 상태’에서 한반도에 개입하는 것은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미국은 한국의 대북 강경정책이 통제력을 잃지 않을까 염려하였고, 그로 인해 이명박 정권에 그 한계를 명확히 하고자 했다.

 

미국의 한반도 정책은‘적절한 긴장’유지와‘과도한 긴장’방지 사이를 오가고 있다. 이 지역이 언제나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데에는 그 이유가 크다. 향후 한반도에 분쟁이 발생하게 될지, 혹은 그 분쟁을 피할 수 있게 될지는 많은 부분 미중 양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협력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미중 양국이 모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원한다면, 그래서 양국이 적극 협력해 공동으로 남북 양국의‘적대적 행위’에 한계를 지울 수 있다면, 이 지역의 긴장은 완화될 수 있다만약 그 반대라면 분쟁이 발생할 수 있고, 모두가 원치 않는 상황도 초래될 수 있다.

 

한반도 문제에서 미중 양국이 공유하는 이익, 그리고 그 차이점

 

비록 미중 양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서로 다른 전략적 사고를 진행하고 있지만, 핵확산 방지와 한반도 비핵화에 있어서는 미중 양국이 서로 비슷한 이익을 공유한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의 세 차례 핵실험은 중국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북한의 핵은 중국의 안보에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핵 오염이나 핵 확산이 일어나는 것도 문제이지만, 전쟁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지역 불안이 가중되는 것도 중국의 국가이익에서 보면 큰 문제가 아니라 할 수 없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이 핵무기 보유국가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지지하며, 한반도의 비핵화가 중국의 국가이익에 부합한다. 그런데 미국도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방지를 꾸준히 제기해왔다. 그것이 미국 및 동맹국의 안보에 직접적으로 관련되기 때문이다. 핵실험을 저지하고 핵 오염 및 핵 확산을 방지하는 것은, 그리고 세계 핵 확산 방지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세계 인류가 공유하고 있는 목표이자 각국이 애쓰고 있는 사안이다. 미중 양국은 모두 UN 안보리의 상임이사국으로 북한 핵 문제와 세계 핵 확산 방지를 위해 공동으로 협력하고 있다.

 

물론 어떻게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미중 양국 사이에 입장 차이가 존재한다. 중국은 북한 핵을 평화로운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제 제재나 군사 압력을 자제하면서 북한 체제의 안정을 우선 보장해주자는 것이다한반도 평화와 안정,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중국은 평화와 안정을 택할 것이다.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전제될 때 한반도의 비핵화가 실현될 수 있다. 미국도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지만, 제재와 군사 훈련 같은 강경 대응이 자주 부각된다. 이 때문에 북한은 미국에 대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게 되고,‘ 핵 포기’를 위한 협력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 나아가 미국은 중국도 북한에 대해 강경책을 취하길 원한다. 특히 대북 식량 지원이나 원유 지원을 활용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런데 중국은 북한에 대한 이러한 압력이 오히려 북한 내부에 불안을 조장할 수 있다고 본다. 중국은 북한의 핵 실험을 비난하고‘핵 포기’를 권하고 있지만, 북한에 대한 일상적인 무역 거래는 그대로 진행함으로써 북한이 지나친 외부 압력에 처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냉전 이후 세계정세의 변화, 그리고 동북아 국제관계의 재구성 때문에 북한은 상대적으로 고립된 상황에 처해 있고, 경제적으로도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그렇다면 국제사회가 북한의 안보 우려와 그와 관련된 외교적 바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북한에 대해 경멸과 차별 대우로 일관하는 것은 곤란하다.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고,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태도로 북한의 생존 요구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핵문제에서 비타협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자기 안보에 대한 심각한 우려와 관심 때문이다. 북한에 양호한 외부 환경을 조성해주면안보의 우려에서 벗어나 비핵화의 길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이 만들어진다

 

북한 체제에 대해서도 미중 양국은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 모두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중국과 북한은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유지해왔다. 중국은 북한의 정권 안정을 지지한다. 북한 정권의 안정이 북한 내부의 안정과 경제 발전에 유리할 뿐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도 유리하다고 보는 것이다. 만약 북한 내부에 심각한 경제 문제가 발생하고 그것이 체제 안정에 영향을 미친다면, 중국에 대규모 난민이 유입될 수 있고 이는 적지 않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은 계속해서 북한 체제의 안정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정권에 대한 미국의 태도는 비교적 복잡해 보인다. 부시 정권 시기, 미국은‘반 테러’와 이라크전쟁,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으로 인해 북한 문제를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부시 정부는‘북한 체제의 전복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선언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는 북한 정부와 교류하는 데 주저하고 있다. 지연 전술로 북한의 정책에 변화가 있기를 희망하거나 혹은 체제 붕괴가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다. 북한이 미국의 요구에 맞추든지, 아니면 한미가 주도하는 한반도 통일이 실현되길 바라는 것이다. 북한 정권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복잡하기 때문에 미국의 대북 정책은 어떤 때에는 유화적인 면을 보이지만, 또 다른 때에는 강경한 모습을 띠게 된다. 당근과 채찍을 병용하는 것인데, 이 두 가지 방법으로 미국은 북한의 고집스러운 면을 바꾸려고 한다. 미국은 중국도 이러한 방식으로 북한을 대하길 바라지만, 중국의 국가이익을 고려할 때 중국이 이러한 태도를 취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한 가지 더 생각해야 할 부분은 다자간 안보 협력 기제와 한반도 및 동북아 안정 유지에서 엿보이는 미중 양국의 공통 이익과 입장의 차이이다. 미중 양국은 모두 6자 회담을 통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자고 주장한다. 아울러 6자 회담을 통해 다자간 안보 협력 기제를 만들고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 및 안정을 유지하자고 주장한다. 6자회담이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핵 위기 해소에 가장 현실적인 대안일 수 있다. 비록 현재 6자회담이 중단된 상황이지만, 각국이 노력한다면 6자회담은 멀지 않은 미래에 재개될 수 있다. 관련국 모두‘협상 테이블’로 돌아와야 서로 얽힌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 북한의 핵 문제 이외에도 어떻게 한반도의 정전 기제를 평화 기제로 바꿀 수 있을지, 어떻게 한반도와 동북아의 협력을 추진할 수 있을지 등도 6자회담을 통해 토론해볼 수 있다. 중국은 한반도와 동북아 관련 제도와 기제 건설을 위해 대화와 소통, 그리고 협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이 주장하는 것은 쉬운 것부터 먼저 해결하면서 점진적으로 그 단계를 높여 가는 것이다. 부시 정부 시절, 미국은 6자회담에 대해 비교적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고, 북한과 일종의 타협에 도달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현재 오바마 정부는 6자회담에 대해 매우 소극적인 면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6자회담과 동북아 다자간 안보 협력 기제에서 중국과 협력하는 것이 필요한지 고민하는 듯하다. 오바마 정부는 아시아 회귀 전략을 이미 밝힌 바 있지만, 그 실상은 한국 및 일본과의 동맹 관계 강화에 치중하면서 냉전의 그림자를 동북아에 다시 불러들이는 것이다

 

한반도에서의 미중 협력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지난 국제관계의교훈을돌이켜보면,‘ 협력은서로에게유리하지만, 대치는서로에게 불리하다.’미국의 전 국무장관이었던 키신저 역시 다음과 같은 지적을 한 바 있다.“ 미중관계에서가장중요한사실은양국중어느한국가도상대국가를지배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들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면 양국 사회 모두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따라서 미중 관계는 협력 이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 전략적인 차원에서, 그리고 장기적인 시각에서 미중 관계의 미래를 살펴야 하고, 상호 존중과 협력의 기초 위에서 양국의 입장을 공유·조정할 수 있는 협력 기제를 만들어야 한다. 양국은 자국 이익이라는 협소한 관점에서 벗어나서 미중 관계가 동아시아와 국제 사회에서 갖는 의미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역과 국제 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계속 커지고 있고, 그에 따라 동아시아와 국제 사회에서 미국이 기존에 누리고 있던 지위와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중 양국은 지역 및 국제 현안에 대해 대화를(아울러 그 제도화를 통해) 이어가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정기적인 대화도 그런 점에서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 미중 양국이 비록 동일한 입장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핵 확산 방지와 지역 안정 유지 등에서는 비슷한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 미중 양국이 만약 한반도 문제에서 협력과 조율을 강화해 갈 수 있다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비핵화, 그리고 번영이 얼마든지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미중 양국이 서로 충돌하고 그 갈등이 심화된다면, 한반도에는 미중 양국이 전혀 원하지 않는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동북아 각국에 커다란 손해를 입히게 될 것이다. 미중 양국 사이의 충돌은 동북아 어느 국가에도 좋을 것이 없는데, 왜냐하면 결국 그들은 베이징과 워싱턴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문제에서 미중이 어떻게 협력을 진행하면 좋을지에 대해, 필자는 다음과같은 초보적 제안을 해보고자 한다.

 

첫째, 남북 대화와 6자회담을 적극 추진하는 것이다. 남북한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남북 사이에는 아직 불신이 남아 있으며 군사적 대치도 여전한 편이다. 그런데 이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반도 문제는 남북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미중 양국은 남북한이 대화를 통해 소통을 강화하고 신뢰를 쌓아 가면서 차이를 좁히는 것에 지지를 보내야 한다. 나아가 남북 대화가 6자회담의 틀 속에서 관련 국가들의 동의와 공감을 끌어낼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그렇게 될 때 남북의 협상 결과가 더 잘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상황을 살펴보면 6자회담의 유지가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동북아 지역 평화·안보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6자회담이 중단된 지 오래되었고 6자회담이 다시 재개되려면 만만치 않은 문제들이 해결되어야 하지만, 현상황에서 6자회담 이외에 대화와 소통,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다른 현실적인 플랫폼이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은‘북미 협상-비공식 6자회담-공식 6자회담’의 3단계 방안을 제기한 바 있다. 이것이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모든 관련국 사이를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 6자회담이 재개된다면 한편으로는 관련국이 대화를 통해 차이를 좁혀가면서 상황 인식을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뿐 아니라, 다른 한편으로 향후 위기가 발생했을 때 관련국이 즉시 소통과 협력에 나설 수 있는 기제를 갖게 된다는 점에서도 유익하다. 미국이 만약 한반도 정세의 안정을 원한다면 6자회담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해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둘째, 북한의 개방을 점진적으로 유도해 경제 발전을 촉진시키고, 이를 통해 국제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북한도 현재 자본과 기술의 유입을 통해 현재의 경제 상황을 타개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현재 북한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외부 환경이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에 대한 미국의 압력이 여전히 크다. 북한이 개방의 길로 나아가게 하려면 외부의 안보 환경을 개선시켜 줄 필요가 있다. 특히 북미 관계에서 돌파구가 마련되어야 하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북한의 안전보장을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미중 양국은 모두 적극적인 자세로 그 제반 여건을 조성하고 북한의 안보 환경을 개선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북한이 점진적으로 개혁개방의 길로 갈 수 있다. 중국은 북미 관계의 개선을 촉진할 수 있고, 중국의 개혁개방 경험을 북한에 전수해 줄 수도 있다. 미국도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하고 북한의 안보 보장과 경제 원조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경제 개혁이나 대외 개방, 그리고 그에 필요한 국제 환경 및 해외 자본의 유입 등은 모두 북미 관계의 영향 아래 있다. 일단 북미 관계가 정상화되면, 남북관계와 북일관계, 그리고 북한과 서구의 관계가 모두 개선될 수 있다. 북한의 외부환경이 안정적일수록 북한의 경제 부흥과 개방 가능성 역시 올라가게 된다. 그러나 그 반대라면 북한은 더 폐쇄적이게 될 것이고, 국제사회에 편입될 가능성도 더 떨어지게 될 것이다.

 

셋째, 위기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다. 위기 대응 시스템에는 조기 경보 시스템, 신속 반응 시스템, 그리고 위기 통제 시스템이 모두 포함될 수 있다. 미중 양국은 한반도 관련 국가들과 정보 교환에 적극 협력할 필요가 있다. 위기를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나 활동들을 세밀히 관찰하고, 그 정보를 상호 공유해 위기 발생 가능성을 조기에 포착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전에 위기 발생을 예방하고 차단하는 것이다만약 돌발적인 사건으로 위기가 발생한다면, 미중 양국이 신속히 각자의 영향력을 발휘해 당사국 간의 소통을 주도해야 한다. 그리고 그 위기가 심각해지지 않도록 만들 필요가 있고, 그러면 돌발 사건의 영향을 최소한으로 통제할 수 있게 된다

 

넷째, 한반도의 정전 기제를 평화 기제로 바꿀 필요가 있다. 한반도는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평화 기제가 필요하다. 남북한이 대화와 교류를 통해 긴장을 해소하고 상호 신뢰를 더하는 것 외에 미중 양국이 이를 위해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미중 양국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신뢰를 높이고 대치 상황을 완화시켜주며 비핵화를 촉진하는 데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 한반도의 평화 기제는 우선 남북한 당사자들의 토론과 인식 공유, 그리고 화해를 통해 실현될 수 있지만, 미중 양국이 남북한 사이에서 그러한 합의가 실현·보장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다섯째, 동북아 지역의 경제 협력을 적극 추진하는 것이다. 세계 어느 지역과 비교해 보아도 동북아 지역의 경제 협력은 분명 뒤떨어진 면이 있다. 동북아 지역에는 여전히 구원(舊怨)이 남아 있고 현실적인 모순도 있으며 냉전 사유와 안보 우려도 존재한다. 이러한 점들이 모두 동북아 지역의 경제 협력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역 협력은 경제 세계화에 따른 피할 수 없는 선택일 뿐 아니라 이를 계기로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실현할 수 있다. 현재 동북아 경제 협력은 여러 가지 좋은 환경에 처해 있는 편이다. 동북아 지역은 그 범위가 넓을 뿐 아니라 각종 자원도 풍부한 편이고 노동력과 시장도 양호한 편이다. 각국의 산업구조는 비교적 강한 상보성을 띠고 있으며, 각국 경제가 날로 긴밀해지면서 상호 의존성 및 통합 수준 역시 높아지고 있다. 각국 사이에는 많은 협력의 기회가 존재하는데, 예를들어 무역이라든지 투자, 기술, 금융, 노동, 관광 등이 모두 그렇다.“ 동아시아의 경제협력과 정치 및 안보 협력에서 미국을 배제하는 것은 적어도 향후 어느 시점까지는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동아시아에서 미국이 가지는 지위와 이익을 중국이나 동아시아 국가들이 배제할 수는 없다. 결국 동북아 지역의 경제 협력은 역내 국가의 참여에서 출발하여 미국이나 EU같은 역외 국가의 참여로 이어질 것이고, 이를 통해 ‘다수에게 유리’하고‘모두가 이익을 취하는’환경을 공동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

 

추이즈잉(崔志鷹) / 퉁지대학 (번역: 김도경/성균중국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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