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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도부의 출구전략, 리커창 경제학(Likonomics) / 양평섭(대외경제정책연구원)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13-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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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신지도부는 두 가지 함정에 빠질 위험에 직면한 중국 경제를 후진타오-원자바오 지도부로부터 승계받았다. 그 두 가지는 중국 경제가 중등소득 함정(Middle Income Trap)과 체제이행(Transitional Trap) 함정에 빠질 위험이다. 첫째, 그동안 중국 경제의 성장동력이 되어 준 중국 경제의 보너스(紅利)가 소실되면서 성장 잠재력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개혁의 보너스, 개방의 보너스, 인구 보너스, 토지 보너스의 소실과 더불어 자원과 환경 제약의 증대로 인해 지속적인 성장이 불가능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수출 중심의 성장전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대외불균형이 심화되고, 이로 인한 무역마찰, 위안화 절상 압력 등에 직면하고 있다. 셋째, 제조업의 공급과잉과 서비스산업 발달 지연, 국유-민영기업 간 불균형 등 대내 불균형도 심화되고 있다. 넷째, 부정부패, 지역 간·계층 간 불균형 등에 따른 소비 제약과 사회불안요인이 증폭되고 있다. 다섯째, 국가자본주의가 대두되고 이익집단이 형성되면서 반개혁세력이 강화되고 있기도 하다. 과감한 결단을 통해 구조조정과 개혁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중국이 추구하는‘경제강국의 꿈’실현이 용이하지 않게 되었다.


4조 경기부양책 이후 중국의 정책 딜레마


이와 더불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조 위안에 달하는 경기부양 조치의 부작용을 치유해야 하는 부담도 만만치 않다. 첫째, 투자 위주의 경기부양에 따른 과잉설비의 문제이다.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투자 확대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였고, 이로 인해 과잉투자가 확대되면서 투자효율도 하락하였다. 최근 IMF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과잉설비규모는 GDP 1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의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의 장핑(張平) ()주임도 철강·시멘트·전해알루미늄·평판유리·코크스 산업의 경우 설비가동률이 70~75%에 머물러 있으며, 태양광발전은 60% 미만, 풍력발전은 70% 미만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둘째, 지방정부와 기업 채무의 부담에 따른 투자 여력의 둔화 문제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중앙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중앙 및 지방정부 산하의 국유기업을 통해 도시 건설과 인프라를 확충해 왔고, 이로 인해 기업과 지방정부의 부채가 대폭 늘어났다. 중국의 심계서에 따르면 중국 지방정부의 채무는 2010년 말에는 10.7조 위안으로 늘어났으며, 최근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15개 성급 포함 36개 지역)에 따르면 2012년 말 현재 해당 지방정부의 부채규모가 2010년 대비 1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국기업들의 부채율도 2007 90%에서 2012년에는 124%로 대폭 상승하였다. 이러한 지방정부와 기업의 채무 상환 부담이 가중되면서 투자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셋째, 과다 유동성과 자금흐름의 왜곡에 따른 부담 문제이다. 중국의 사회 총융자액은 2009년과 2010년의 2년간 28조 위안이 늘어났다. 이로 인해 총통화량(M2)도 대폭 늘어나 총통화/GDP 비중이 2008 151%에서 2010년에는 181%로 폭증하였고, 이후 다소 안정이 되어 2012년에는 188%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단기자금(3-6개월)을 조달하여 중장기사업에 투자하는 자금 흐름이 풍부한 유동성에도 불구하고 왜곡으로 인해 지난 6월에는 중국의 단기 금융시장에서 은행 간 단기금리(SHIBOR)가 폭등하기도 하였다


넷째, 그림자 은행(Shadow banking)의 확대에 따른 금융리스크의 증대 문제이다중국의 연구기관들은 중국의 그림자은행 규모를 14.6조 위안(국무원 국제금융센터)내지 16.9조 위안(사회과학원)으로 GDP 28%내지 36% 수준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투자기관들은 최소 21조 위안(IMF)에서 최대 36조 위안(JP 모건)으로 GDP 40% 내지 69%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림자 금융의 확대는 금융시장의 잠재적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금융 당국의 시장 유동성 관리의 효율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중국 경제의 성장률 둔화는 출구전략의 결과


현재 중국 경제는 구조적 모순을 해결해야 하는 동시에 정책적 딜레마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중국 경제의 성장률이 7% 중반대로 하락하면서 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고 있다는 비관적인 견해와 성장률은 다소 둔화되고 있지만 안정되고 있다는 낙관적 견해이다. 필자는 후자의 입장을 지지한다.

최근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는 신지도부가 출범하면서 이어받은 구조적 모순과 거시경제의 딜레마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추진하고 있는 출구전략의 결과로 해석한다. 이러한 결론은 지난 10여 년간 중국경제의 성장률 변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중국 경제의 초고속 성장기였던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중국 경제의 연평균성장률은 11.6%에 달하였다. 국제금융위기 이후부터 2011년에는 9.6%로 낮아졌고, 지난해와 금년 상반기에는 각각 7.8% 7.6%로 낮아졌다. 중국 신지도부가시행하고 있는 출구전략의 결과로 중국 경제의 성장률이 단계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


출구전략으로서 리커창 경제학


최근 중국의 출구전략은 리커창 경제학(Likonomics)으로 대변된다고 할 수 있다리커창 경제학의 핵심은‘미래를 위한 현재의 희생’이다. , 단기적인 경기 감속을 용인하고, 구조조정과 개혁을 통해 중장기 성장기반을 확충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4조 위안 경기부양에 따른 구조적 모순에 대한 치료도 병행한다는 것이다따라서 리커창 경제학의 핵심은 구조조정, 개혁, 도시화를 통해 중장기 성장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다


첫째, 구조조정을 통해 공급과잉을 해소하고, 중장기 내수중심의 성장기반을 확충하려 한다. 2013년 초‘중점산업 기업합병과 구조조정에 관한 지도 의견’을 통해 2015년까지 철강, 시멘트, 조선, 알루미늄, 희토류, 자동차 등 과잉설비 산업과 전자통신, 농업, 제약 등 9개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였다. 구조조정의 기본은 주력 업종에서의 공급과잉 해소에 역점을 두고 있고, 구조조정을 실현하기 위한 원칙으로 과잉업종의 흡수통합, 해외이전, 도태 추진 등의 원칙을 정해두고 있다. 최근에는 지방정부 지도부에게 반기별로 구조조정 실행 상황을 보고하게 하는 등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도 하다.


둘째, 개혁을 통해 시장의 효율성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다. 경제개혁과 관련하여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2013년 경제체제개혁 중점업무 심화에 관한 의견’에서 경제체제 7대 개혁 과제를 제시하였다. 여기에는 행정체제, 재정 및 세제, 금융체제, 투융자, 자원가격, 민생제도, 도시화 추진과 도시와 농촌의 통합관리 등이 포함된다. 특히 2013년에는 금융, 유통세, 부동산세, 지방재정 관련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개혁과 관련하여 대출금리 상한제를 폐지하였고, 유통세 개혁의 일환으로 부가가치세 제도 개혁의 대상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였다상하이 자유무역구를 지정하여 역내에서 자유로운 외화 유출입과 외국 금융기관 진출을 허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특히 상하이자유무역지구는 신지도부의 새로운 개방정책의 신호탄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셋째, 도시화를 통한 지속적 내수 소비 성장 기반을 확충하려 한다. 금년 3월 리커창 총리는 2020년까지 신형 도시화를 위해 40조 위안을 투자하여 스마트시티녹색도시를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도시화의 원칙으로‘사람이 핵심인 도시화’를 추진한다는 원칙 아래 도시에 이주한 농민을 도시민화 하는 작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안정 중시의 거시경제운영


리커창 경제학의 거시경제 운용은 성장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두고 있다. 첫째, 재정정책에서는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구조적인 감세에 의한 부양책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써 중소기업에 대한 감세정책, 유통세 개혁을 통한 기업의 조세 경감, 근로자의 면세점 상향 조정 등을 통한 소득재분배 등을 들 수 있다. 이 외에 에너지절약형 제품에 대한 보조금 정책과 중서부 낙후지역의 철도 건설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정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지방재정 개혁의 일환으로 상하이, 광둥, 저장, 선쩐, 산둥장수 등 6개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지방채 발행을 허용하였다


둘째, 금융정책에 있어서는 중점을 디레버리지(부채의 축소), 자금의 합리적 배분, 리스크 방지(防風險)에 두고 있다. , 유동성 흐름의 왜곡을 바로잡아 금융시장의 리스크를 방지하는 것이 리커창 금융정책의 핵심이다. 현재 중국의 금융당국은 최근 중국내 단기금융시장의 불안은 자금의 부족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금의 비합리적 이용과 배분에 기인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정책 추진 중점을 자금의 합리적 이용(盤活, Vitalizing of Capital Stock)에 두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난 7월에는 경제 구조조정과 전환 성장을 위한 금융지원 지도 의견인 ‘국무원 금융 10조’를 발표하여, 영세기업 지원 확대, 소비금융 지원, 농업분야 지원 확대 등 유동성의 재배치를 위한 10개 방향을 제시하였다.


셋째, 리커창 경제학에 있어서 안정적 성장은 필수이다. 따라서 리커창 경제학의 추진이 중국 경제성장률의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작다. 중국의 신지도부는‘중국의 꿈(中國夢)’실현을 강조하고 있다. 경제적인 면에서‘중국의 꿈’은 2020년 전면적 샤오캉(小康) 사회를 완성하는 것이며, 동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2020년까지 매년 7% 이상의 성장률 달성이 필요하다. 이러한 필요에서 리커창 총리도 2013년 경제성장률 7.5%, 신규 고용 900만 명(실업률 4.6%), 물가상승률 3.5% 달성이라는 3대 하한선(三低線) 유지를 천명하고 있다. 따라서 경기 회복세의 둔화와 반부패법 강화 등으로 금년에도 소비가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은 작으나, 기초 인프라 등에 대한 투자가 안정적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정부가 출구전략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구조조정과 개혁에 방점을 둠으로써 단기적인 중국 경제의 위험은 지속될 것이다. 먼저,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경제개혁 강화로 인한 다방면의 정책적 리스크가 단기 성장률 둔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 경제의 잠재적 위험 리스크들을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위험이 실물경제 부문으로 전이되는 등의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중 경제관계의 전환기


이러한 중국내 경제정책의 변화는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는 리스크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5.1% 달하고 홍콩을 통한 간접수출을 포함할 경우 30%에 육박한다. 특히 주요 수출제품의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는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의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반도체 34.2%, 자동차부품 20.5%, 합성수지 34.8%, 기초유분 54.8%, 석유화학 합성원료 69.9%, LCD패널 63.3%, 석유화학 중간원료 88.1%에 달한다


중국의 출구전략 추진에 따른 성장률 둔화가 한국의 대중국 수출증가율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이 WTO에 가입한 2001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27%의 고속 성장을 구가하던 한중 간 교역 규모가 이후 4년간은 연평균 6.3% 증가한 데 그쳤고, 지난해 한중 교역 규모는 전년대비 2.5%가 줄어들었다. 한국의 대중 투자도 위축되고 있다. 한국의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 누계액은 1991년 말 현재 6,500 달러에서 2012년 말에는 404.8억 달러로 늘어나 한국의 전체 해외투자 잔액의 18.6%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WTO에 가입한 2001년부터 2007년까지 고속성장을 구가하던 한국의 대중 투자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리커창 경제학으로 대변되는 중국의 출구전략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출구전략이 완성된 이후 중국경제는 중성장 시대에 진입하게 될 것이다. 중국경제의 변화는 한중 경제관계 역시 구조적 전환기에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양평섭/대외경제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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