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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식 님비(NIMBY)? / 김도경(성균중국연구소)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13-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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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上海) 정리루(政立路) 이셴루(逸仙路) 부근에 자리하고 있는 정원화웬(正文花園) 2003년에 준공한 아파트 단지로서 대략 800 가구가 입주해 있다. 40 규모의 아파트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가운데 녹지율이 30% 달할 만큼 주변 환경이 쾌적하여, 이른바 호화 아파트라 칭하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그런데 2007 아파트 단지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진다. 아파트 단지 부지에 500KV 변전소가 들어선다는 것이다. 업주위원회는 변전소의 설립이 상당한 전자파를 발산하여 입주 주민들의 건강을 해칠 것이라 판단하였고, 이에 민원을 제기하고 플랜카드를 제작하는 집단적인 반대 운동을 진행하였다. 표면적으로 보면, 혐오시설이 거주 지역 주변에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전형적인 님비(Not In My Back Yard) 현상이다.


님비의 중국식 발현


그러나 정원화웬의 변전소 반대 운동은 일반적인 님비와는 매우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었다. 무엇보다 플랜카드의 위치가 독특하였는데, 일반적으로 플랜카드를 제작하는 이유는 외부 사회에 대한 호소와 광고에 있기 때문에, 가능한 눈에 띠는 모양으로 눈에 띠는 곳에 부착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원화웬의 입주자들은 이와 상반된 방향으로 플랜카드를 제작하고 설치하였다. 제작된 플랜카드들은 대형이라기보다는 소형에 가까웠고, 게다가 가정 테라스에 분산 설치되어 있어서, 유심히 살펴보기 전에는 일상의 빨래 등과 혼동되어 존재 자체를 인지하기조차 힘들었다. 나아가 플랜카드들은 정원화웬 단지 안으로 진입하여야 비로소 발견할 있었다.  단지 외부에서 쉽게 관찰 있는 , 예컨대 단지 정문이나 혹은 아파트 벽면과 같은 곳에는 어떠한 플랜카드도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따라서 단지의 입주자들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전에는 그러한 변전소 반대 운동이 정원화웬에서 진행되고 있는지조차 외부에서는 수가 없었던 것이다. 여기에 가지 고려해야 하는 것은 정원화웬 입주자들이 제작한 플랜카드의 문구들이다. 아래는  개의 플랜카드 문구들을 정리한 것인데,  가운데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 것은, 그리고 다른 문구들과 뭔가 어울리지 않는 것은 바로 공산당 만세 부분이다. 가령 한국 사회의 경우라면, 님비 외치면서 집권당을 언급하는 자체가 과잉 해석이거나 혹은 지나친 의미 부여일 있으며, 설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내용이 퇴진 아니라만세라고 한다면 거의 논리적 모순이라고 봐야 한다. 분명 정원화웬에 내걸린 플랜카드들은 님비 말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표현 양상은 일반적인 님비 현상과 묘하게 어긋나 있다.


◌ 사람이 근본(以人) 

◌ 문명이 중요()

◌ 환경보호 의식 제고(提高保意)

◌ 군중, 당을 믿음(相信群相信)

◌ 전자파 반대(绝电)

◌ 군중이 제일(需要第)

◌ 집을 보호하자()

◌ 변전소 Go Away(变电Go Away)

◌ 애민의 마음이 소중(怀爱民之)

◌ 공산당 만세(党万)


이러한 님비의 중국식 표현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많은 사회적 현상들이 그러하지만, 여기에도 중국 사회의 다양한 구조적 특징들이 관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정원화웬의 입주자 모두가 집단적 움직임을 지지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단지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던 업주들 중에는 제법 많은 이들이 상하이 정부와 관련된 기업에서 일하고 있어서 변전소 설립 반대 운동에 소극적인 태도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상하이 전기 공사에서 일하고 있던 아파트 소유주에 따르면, 그의 상관이 직접 일에 관여하지 것을 주문하였다고 한다. 따라서 플랜카드가 일부 가정의 테라스에 분산적으로 설치되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모든 아파트 소유자들이 정원화웬의 변전소 설립 반대 운동에 참여할 있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형 플랜카드의 제작과 분산 설치는 피할 없는 선택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집단적인 움직임이 중국 사회에서 사회불안 조장이나 선동이라는 이름으로 쉽게 제지될 있는 것도 이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정원화웬 거주자들의 설명에 의하면, 외부로 노출된 아파트 벽면에 최소 한번 이상 대형 플랜카드가 부착된 있었는데, 불과 하루 만에 공안에 의해서 제거되었다고 한다. 정원화웬의 플랜카드들이 외부가 아닌 내부로 향하게 데에는 이를 허가를 거치지 않은 옥외 선전물 간주하는 제도적 규제가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정원화웬의 플랜카드들은 최대한 정치적 해석을 배제하기 위해 노력한다. 공산당 만세 등장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있는데, 자신들이 반대하는 것은 변전소이지 공산당이 아님을 명확히 것이다. 나아가 변전소 설립 반대 운동을 중국 전통 문화의 프레임 속에 위치시킴으로써 적극적으로 배제의 노력을 구현하고 있다. 애민의 마음이 소중하다는 부분에서는 전통적인 성군(聖君) 이미지가 서려있으며, 집을 보호하자 문구에서는 가족[家園] 소중함이 담겨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플랜카드의 문구들은 모순과 모호함으로 점철되어 있지만,  세세한 결에는 정치적인 해석을 막으려는 전략이 묻어 있는 것이다.


토지 재정 낳은 님비


그런데 정원화웬의 변전소 반대 운동을 님비 현상으로 간주하기 어려운 이유는 단순히 표현 양상이 일반적인 님비 현상과 다르기 때문이 아니다. 님비 현상은 공공(公共)/이기(利己), 혹은 합리/감정 이분법을 가정하게 되는데, 정원화웬의 변전소 반대가 과연 그러한 구도 속에서 이해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될 있다. 현상적으로 나타난 것은 님비 현상과 많이 닮아 있지만, 그러한 갈등과 다툼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일반적인 님비와 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원화웬 부지에 변전소가 들어서게 과정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01 예서우탕(葉壽堂)이라는 학자는 「신세기 500KV 홍양(虹楊) 변전소 공정을 맞이하여」라는 글을 통해 새롭게 계획되고 있는 500KV 변전소의 부지가 대략 82() (250m×220m) 크기라고 언급하면서, 이는 일반적인 500KV 변전소 설립에 필요한 부지 면적의 30-40% 불과하다고 지적한 있다. 실제로 상하이 시가 규정하고 있는 500KV 변전소의 표준 대지 면적은 375무이고, 중국 기타 지역에 설립된 500KV 변전소들도 최소한 82무보다는 면적 위에 건설되었다. 예를 들어 베이징(北京) 차오양(朝陽) 변전소는 120무의 면적 위에 건설되었고, 장쑤(江蘇) 우장(吳江) 변전소는91, 우시(無錫) 메이리(梅里) 변전소는 93무의 면적 위에 설립되었다. 따라서 82무의 대지는 500KV 변전소 설립에 있어서 결코 충분한 면적이라고 없다.  짜인 설계와 소형화에 초점을 공정 방식이 예서우탕의 글에서 강조되었던 것도 바로 이러한 배경 때문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2003 정원화웬이 완공되면서 변전소의 예정 부지 면적이 처음의 82무에서 22무로 다시 줄었다는 사실이다. 예서우탕의 설명이 정확하다면, 82무의 면적도 500KV 변전소가 들어서기에는 결코 크다고 없는데, 면적이  1/4 불과한 22무로 줄었다면 변전소의 설립 자체를 우려해야하는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당초 계획 되었던 변전소 예정 부지에 어떤 오류 발생하였다고 봐야한다. 적어도 2001 이전까지 홍양 변전소는 정리루와 이셴루에 위치한 82 크기의 부지에 건설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비록 충분한 면적은 아니라 할지라도 기술적으로 해결할 없는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그러나 2001년과 2003 사이의 어느 시점인가에 일종의 용도 변경이 일어났고, 변전소 설립을 위해 사용되어야 땅의 일부가 부동산 업자에 의해 개발되었던 것이다. 현재 정원화웬이 차지하고 있는 부지는 당초 홍양 변전소 설립을 위해 배정되었던 곳으로, 엄밀히 말하자면 자리를 잘못 잡은 것은 변전소가 아니라 정원화웬이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가지 뚜렷한 증거가 있다. 500KV 변전소 설립 추진이 상하이 정부의 공식적인 허가를 득한 시기는 2005 11월인데, 정원화웬의 거주자들이 입수한 2005 8월의 변전소 설립 계획안을 살펴보면, 변전소 부지의 면적이 66(220m×200m)로서, 남아있던 부지 면적보다 크게 계산되어 있었다.  이미 입주해 있던 정원화웬의 서쪽4 () 부지가 계획에서는 변전소 부지로 계산되어 있었던 것이다. 정원화웬이 자리하고 있던 부지가 당초 변전소를 위해 배정되었던 것이 아니라면 그러한 오류는 발생할 없었다고 봐야한다. 최초의 토지 사용 계획에 어떤 혼선이 일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펼쳐지게 것이다.


정원화웬과 홍양 변전소 사이의 갈등과 다툼은 단순한 님비 현상으로 이해되어서는 곤란하다. 그것은 최초의 토지 사용 계획에 어떤 오류 일어나면서 발생한 사건으로서 공공 해치는 집단 이기주의로 이해하는 것은 사건의 본질과 거리가 멀다. 문제가 있다면, 당초 토지 사용 계획을 바꿔서 변전소 부지의 일부를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넘겼던 과정에 있다고 것이다.


중국에서는 불가능한 님비현상


베이징(北京), 상하이, 광저우(廣州) 등의 중국 대도시에는 이미 많은 님비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정원화웬은 사례가 불과하다고 있다.  글의 목적 역시 그러한 님비현상을 중국의 새로운 사회 현상인양 소개하려는 있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정원화웬의 사례에서 있는 것처럼, 중국의 님비현상 기본적으로 토지제도의 문제이며, 여기에는 지방정부가 토지 사용권을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넘겨주는 토지 재정 관련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초점이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서구 사회의 님비현상 닮았지만,  형성 기제와 과정은 님비현상 질적으로 다르며, 따라서 평가와 해석도 달라져야 한다.


정원화웬이라는 하나의 사례로 중국의 님비현상 일반을 논할 있는 이유는 그것이 구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논리적으로만 말하자면, 토지 국유제가 시행되고 있는 중국의 도시에서는 님비 발생할 없다. 지방 정부가 기본적으로 토지를 소유하고 있고,  수용 사용에 있어서 상당한 재량권이 있기 때문에, 거주 지역과 혐오 시설 부지를 적절히 관리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고, 또한 그렇게 해야만 한다.  계획과 시행이 제대로만 실시될 있다면, 시민들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에 혐오시설이 들어서는 일은 있을 수가 없으며, 따라서 님비 중국 도시에서 근본적으로 발생할 없는 현상이라고 있다. 이것이 바로 토지 공유제가 가진 미덕이라고 있는데, 그럼에도 님비 오인될 있는 현상이 중국 사회에서 계속해서 나타난다는 사실은 계획이 잘못되었거나 혹은 시행이 잘못되었음을 의미한다. 정원화웬의 경우라면, 계획은 적절했지만 시행에 오류 있었던 사례라고 있다.


따라서 어느 경우이든 상관없이, 중국의 도시에서 님비 발생한다면 비난의 대상은 정부여야 한다. 계획 문제가 있든, 아니면 시행 오류가 있든,  주체는 언제나 정부일 수밖에 없다. 나아가 서구 사회의 님비 설정하고 있는 이분법도 중국 사회에서는 역전된 양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앞에서 님비 공공/이기, 혹은 합리/감정 이분법을 전제한다고 언급하였는데, 중국에서 이분법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대상이 바뀐 채로 적용되어야 한다.  중국 도시의 님비에서 공공 합리 민원을 제기하는 거주자 집단에 있으며, 이기 감정 정부에 해당되는 것이다. 중국에서 님비현상 발생하면 할수록 더욱 명확해지는 사실은 지방 정부의 잘못된 토지 사용 계획과 잘못된 토지 재정 정책이라 것이다



김도경/성균중국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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